2026년은 법조계 및 산업계에서 Bartz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해가 될 것이다. Bartz를 비롯한 저명 작가들이 Anthropic을 상대로 제기한 저작권침해소송에서, 2025년 6월 캘리포니아북부지방법원은 인공지능의 학습을 위하여 원고 저작물을 복제 및 이용한 것은 공정이용에 해당한다고 하는 약식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동시에, Anthropic이 해적판 사이트에서 다운로드 받은 디지털사본을 이용한 것은 인공지능개발이라고 하는 사정만으로 공정 이용으로 허용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그로부터 2개월 후에 Anthropic은 원고 작가들에게 2조원이 넘는 금액($1.5 billion)을 배상하는 화해(settlement)안에 합의함으로써 저작권분쟁을 해결했다. 인공지능에 의한 저작물의 이용이 ‘공정이용(fair use)’에 해당한다고 보는 일련의 판례들이 나오면서 저작권소송의 동력이 많이 상실된 반면에, 데이터의 수집방법이 위법하거나 불법복제물을 학습데이터로 이용하면 저작권침해로 인한 막대한 배상책임을 질 수 있다는 점이 명확해진 것이다.
Anthropic은 자사 인공지능모델 Claude를 학습시키기 위하여 방대한 규모의 디지털도서관을 구축했다. Anthropic은 디지털도서관을 구축하기 위하여 수백만 권의 책을 구입하여 제본을 제거하고 스캔하고 종이책은 폐기하고 디지털파일은 디지털도서관에 저장했고, 또 다른 일부 책들은 LibGen 등의 온라인 그림자 사이트(shadow library)에서 다운로드받아서 이용했다. Bartz 등 작가들은 Anthropic이 자신의 책을 허락없이 복제하고 Claude 학습에 이용한 것은 저작권침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피고 Anthropic은 소송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는 사실을 토대로 공정이용 여부에 관한 약식판결을 내려줄 것을 법원에 요청했다. 캘리포니아북부지방법원의 Alsup 판사는 Anthropic의 저작물이용이 원작품의 목적과 전혀 다른 패턴학습과 생성이라고 하는 ‘매우 변형적(highly transformative)’이고 공정한 이용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Alsup 판사는 Anthropic이 복제하고 이용한 책 가운데 50만부 가량의 사본은 LibGen 등의 그림자 사이트에서 다운로드받은 불법복제물로서 Anthropic이 그로 인한 저작권침해의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LibGen은 공개된 저작물 뿐만아니라 유료구독 데이터베이스의 저작물도 포함하여 방대한 분량의 단행본 및 논문의 사본과 링크를 확보한 그림자 사이트로 유명하고, 학생들 뿐만아니라 다수의 인공지능기업들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Bartz 판결로 인하여 데이터 출처(Data Provenance)가 어디인지가 중요한 이슈가 되었다.
Alsup 판사가 저작권침해의 가능성을 인정한 것은 Anthropic이 불법복제물을 다운로드받아서 자사 디지털도서관에 저장해두었다는 사실에 관한 판단이다. Alsup 판사는 Anthropic이 원고 작가들의 저작물을 이용하여 인공지능모델을 개발하고 생성형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공정이용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다시말해서 Anthropic은 불법복제물을 다운로드받아서 자사 디지털도서관에 저장했을 뿐이고 GenAI 학습에 이용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Alsup판사는 데이터 수집의 위법성이 GenAI의 데이터 학습의 공정이용 여부에 관한 판단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점은 Kadrey 등의 작가들이 Meta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 Chhabria판사가 분명히 판시했다. Meta는 자사 인공지능모델 LLaMA를 개발하면서 그림자 사이트에서 상당수의 불법복제물을 다운로드받아서 이용한 것으로 밝혀졌고 Kadrey 등의 원고 작가들은 Meta의 저작권침해를 주장했으나, Chhabria판사는 불법복제물일 수 있다는 점을 알면서도 다운로드받아서 이용한 것은 ‘악의(bad faith)’에 해당하고 공정이용의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불법복제물을 P2P 방식 등으로 제3자와 공유함이 없이 오직 인공지능 학습에 이용했다면 그 공정이용의 목적과 성격을 바꿀 정도로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고 볼 수 없다고 본 것이다. 공정이용 법리의 취지는 원저작물의 목적과 다른 새로운 목적과 가치를 위한 변형적이용을 허용하는 것이며, 데이터 수집이 선의로 이루어졌는지 악의로 이루어졌는지는 그 이용이 공정이용에 해당한다는 사실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2조원이 넘는 배상합의의 선례로 인하여 향후 인공지능기업들로서는 불법복제물의 이용에 신중을 기하는 Bartz 효과가 나타날 것이다. 그러나, 다양한 논쟁에도 불구하고 법원은 인공지능에 의한 저작물이용이 공정이용에 해당한다고 하는 판단에 일치하고 있다. 특히 Kadrey 등 원고작가들은 Claude, LLaMA 등의 인공지능모델이 원작품과 동일 또는 유사한 산출물을 생성해내기 때문에 원작품의 시장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하지만 그에 관한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는데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흥미로운 점은 캘리포니아북부지방법원에서 Bartz 사건을 담당한 Alsup판사와 Kadrey사건을 담당한 Chhabria판사가 인공지능의 영향에 관하여 상당히 다른 견해를 갖고 있지만 공정이용을 인정한 결론에는 일치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상조, “생성형 인공지능과 공정이용,” 「사법」 통권 제74호 (사법발전재단, 2025. 12), 625~680면 참고.
원고 작가들은 인공지능의 산출물이 시장에 범람하기 떄문에 인간작가들의 작품이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고 사라지고 말 것이라고 하는 소위 ‘시장 희석화 (market dilution)’를 주장하면서 저작권침해를 주장했다. 이에 대하여, Alsup판사는 저작권법은 사람이든 기계든 새로운 작품의 창작을 촉진하는 것이 그 목적이라는 점을 재확인하면서, 시장희석화 원고주장은 마치 학생들을 잘 훈련시킨 결과 새로운 작품들이 폭발적으로 쏟아져나오는 것을 불평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불합리한 주장이라고 보고, 시장희석화의 근거없는 주장으로 공정이용의 성립을 부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다른 한편, Chhabria판사는 인공지능학습을 학교교육과 마찬가지로 보는 Alsup 판사의 비유가 부당하다고 비판했다. 인공지능에 의한 콘텐츠 생성이 그 규모와 속도에 있어서 학생들에 의한 창작과는 차원을 달리하는 커다란 차이가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인공지능에 의한 시장희석화가 인간작가들의 일자리를 빼앗을 수 있는 심각한 문제라면 공정이용 여부의 판단에 고려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Chhabria판사는 인공지능에 의한 시장희석화를 공정이용 여부에 고려할 수 있다고 보면서도 원고들이 시장희석화에 관한 구체적이고 실증적인 증거를 제출하지 못했기 때문에 Meta에 의한 저작물이용이 공정이용에 해당한다고 하는 약식판결을 내렸다. 시장희석화 여부에 관한 4가지 쟁점 및 그에 관한 Chhabria 판사의 판단에 관하여 정상조 「사법」 논문 663-666면 참고.
첫째, 피고의 LLaMA 모델이 인간 작가들의 작품을 몰아낼만큼 다양한 등장인물과 복잡한 스토리로 구성된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 의문이다. 원고 작가들이 위협으로 느낄만한 LLaMA 모델의 구체적인 산출물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둘째, 원고 작가들을 위하여 의견을 제출한 전문가들은 GenAI가 창작한 책들이 아마존(Amazon)에 넘쳐나기 시작했다고 주장하지만, 아마존에 올라온 GenAI 산출물들이 실제로 어느 작가의 작품에 경쟁상대가 될 수 있을지 인간 작가들에 대한 수요가 어떻게 대체될 수 있는지에 관하여 아무런 설명도 없다.
셋째, GenAI의 산출물과 인간작가의 작품들 사이에 경쟁이 실제로 존재한다면 그러한 경쟁으로 인하여 원고 작품의 판매액에 어떠한 변화가 있는지, 동료 작가들의 작품이 시장에서 축출되는지 아니면 미미한 시장잠식에 불과한 것인지 그 경쟁의 효과에 관한 아무런 설명이나 최소한의 예상도 없다.
넷째, GenAI가 원고 작품을 이용하여 학습한 결과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원고 작품을 학습하지 못한 경우의 시장 영향과 어떻게 다른지도 의문이다. 원고 작품을 빼고 GenAI 모델을 개발하더라도 GenAI 대중화로 인한 콘텐츠 시장의 변화에는 별다른 차이가 없을 가능성이 더 크기 때문이다.
Chhabria 판사는 원고 작가들이 제시한 내용과 우려가 추측에 불과하고, 원고측의 추측만으로 공정이용을 부인할 수는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